오늘은 논란이었던 '게임 이용 장애' (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등록에 대하여 나름 찾아보고, 정리해 본 내용을 기록해볼까 합니다.
제가 제목에서 '게임 중독' or '게임 장애'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기사에서 이런 표현을 썼기 때문이고, 바로 윗 줄에서 '게임 이용 장애'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영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것 같은데, 게임 중독과 게임 장애, 게임 이용 장애는 확실히 느낌이 다릅니다.
'게임 중독'이라는 어휘 자체가 이미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깔려 있는 느낌이라 저는 '게임 이용 장애'로 표현하고 싶네요.
전 와우라는 게임의 유저이니까요~
WHO(세계보건기구)에서 ICD-11이라는 버전에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코드에 넣었다는 점이 논란이었는데요.
그래서 WHO홈페이지에 가서 찾아보았습니다.
구글 번역이라 엉망이긴 하지만, 대충은 알아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번역에 큰 오류가 없다면 ICD는 부상 및 사망 원인의 국제 통계 분류라는 것이고 11은 버전이라는 거네요.
여기서 제가 주목한 부분은 데이터와 통계라는 겁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계를 낸다는 거지 판단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밑에 제가 스샷 한 장면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ICD와 관련하여 중요한 점은 포함 또는 배제가 상태의 유효성 또는 치료의 효능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문장에 '게임 이용 장애'를 넣어서 생각해보면
'게임 이용 장애'가 ICD데이터에 포함되는 것이
'게임 이용 장애'라는 상태가 있고 없고의 판단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게임 이용 장애' 치료법이(있다한들:내 생각) 효능이 있고 없고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동성애를 정신장애로 분류했다가 제거된 내용이 있다는 것은, 게임 장애도 제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죠.
소제목만 보아도 WHO에서도 작은 코드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고 있는 것 같군요.
아래 내용을 보면
과거에는 트랜스젠더도 정신병으로 분류했었나 봐요. '성기능 부조화' ㅎㅎ
"성기능 부조화 또한 ICD의 정신 질환에서 성 건강 상태로 옮겨졌습니다. 합리적 근거는 정신 장애가 아니라는 증거가 분명히 있지만 실제로 이것을 분류하면 트랜스젠더에 대한 엄청난 낙인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나와있습니다.
스크랩한 내용의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s://www.who.int/health-topics/international-classification-of-diseases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Better health data means better #HealthForAll. 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11 is now available http://bit.ly/2MBE7EM
www.who.int
이쯤에서 중독에 대한 제 상태를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정말 늘 중독 상태거든요.
일 년에 한두 번쯤 만나던 언니(예전 직장동료) 한 분은 이렇게 인사할 정도로요. "요즘엔 뭐에 빠져있어?"
무언가 집중해서 할 때 끊기는 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시대의 흐름과는 반대로 전화나 카톡 오는 걸 무서워해요.
전화나 카톡이 싫은 게 아니라 전화나 카톡이 오면 거절을 못하고 끌려다녔거든요.
이게 약간 트라우마처럼 남아서 전화가 오면 나도 모르게 인상 쓰게 되더라고요.
왜 내 시간을 남이 쓰도록 내버려뒀는지 참 바보 같았지요.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고는 이제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끼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더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 약탈자들이 들으면 "넌 충분히 니 시간을 가지고 있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ㅎㅎ
지금은 영상편집과 블로그에 중독상태라고 봐야 하고요.
한 때는 요리에 중독됐었고, 한 때는 커피에, 한 때는 재봉틀, 한 때는 목공예, 한 때는 가죽공예, 또 한 때는 비즈공예 등등등 돈도 돈이지만 집이 엄청 좁아졌어요. ^^;;
한 번 재미 들리면 한동안은 밤을 새기도 하고 뭐든 휘몰아치듯이 하거든요.
게임도 막 휘몰아치듯이 몇 시간씩 하고, 심지어 책도 빠져있을 때는 정말 겨레한테 도시락 사 먹으라 하고 청소나 빨래 같은 딱 기본적인 것만 하고 다시 침대에 누워서 책 읽은 적도 있거든요.
요리도 막 재료 같은 거는 미리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양념도 미리 만들어두고, 3일 치 요리 준비 미리 해버리고요.
아참, 드라마도 끝난 것만 봐요.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봐버려야 하니까~
선덕여왕에 빠졌을 때는 길드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지, 카페에 나가야 하지, 밥 먹을 때만 한 두 편씩 봤는데 중간중간 끊느라 힘들었어요.
원래 같았으면, 아마 며칠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그것만 봤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중간에 끊을 수 있었던 게 묘하게도 내가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기 시작한, 거절을 할 수 있게 되던 그때부터였어요.
심리학자가 아니라서 어떤 인과관계가 있다 그런 말은 못 드리지만, 시기적으로 그랬다구요.
글에 쓸 수 없는 일들이 있었고, 그런 일들이 심리적인 문제로 오면서 이렇게 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강의를 듣게 되어 그 후로 많은 양의 강의와 책을 읽고 보고 하다 보니 어느 날 내문제를 스스로 풀면서 해결하게 되더라고요.
지금도 문제는 해결 중이지만 마음은 거의 다 치료되었어요. 행복합니다~
저는 중독이라는 것이 심리적인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마음 어딘가에 상처가 났는데 그 상처를 낸 요인은 보통은 처단하거나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누군가를 탓하거나 나 자신을 탓하는 건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문제 속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이야기해줘도 당시는 들리지 않을 거예요.
자연스럽게 듣게 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하나씩 답을 찾아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씩 실마리가 풀려가는 거죠.
그런데 게임중독은 마음에 상처 난 사람에게, "니 탓이야. 너의 행동은 문제가 있어."라고 하는 것 같아서 해결이 될까 걱정이 되네요.
저는 이런 시간들을 '열정의 시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게임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된다는 기준이 참 모호한 거 같아요.
모든 중독 아참 '열정의 시간'은 너무너무 빠졌을 땐 잠시간은 일상생활보다 중요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막상 꾸준히 그렇게 하라면 그렇게 하지도 못하잖아요.
반면 겨레는 '공무원 파장'이라는 말이 있던데, 설명 안 해도 무슨 뜻인지 알겠죠? 뭔가를 꾸준히 하는 걸 엄청 잘하거든요.
보기만 해도 심심해요. ㅎㅎ
그런데 겨레 입장에서 보면 제가 신기한 거죠.
겨레가 자주 하는 말이 "적당히 쉬면서 해라"에요.
별 돈 안 되는 일에 매번 미치고 항상 바쁜데도, 늘 이해해주니까 참 고맙다고 이 자리를 빌어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
이런 '열정의 시간'을 중독으로 치부하고 누군가가 나를 통제하려 했다면, 아마 더 강박증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가 먼저 WHO 홈페이지 내용을 보여드렸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이버에서 정보를 찾아볼 거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가장 먼저 이용한 것이 네이버였고, 검색창에 게임중독이라고 검색해보았죠
첫 번째로 나오는 연관 검색어가 게임중독 질병이라 클릭해서 들어갔더니
뉴스 기사들이 나오는데요.
이게 기사인지 칼럼인지 말장난인지
일단 제목부터 낚시가 많았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느껴지는 글이 너무 많았습니다.
'공정 뉴스 위원회' 이런 게 나와서 관찰과 판단에 대한 기준을 세워서 관찰한 내용은 기사로 판단한 내용은 칼럼으로 분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요즘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용어가 그냥 나온 게 아닌가 봐요.
아니~ 너네 생각 말고 사실, 정보를 전달해달란 말이야!! 아놔 막장드라마도 아니고, 막장 기사냐!!
흠흠, 급 짜증이 솟구쳐서 그만 실례를...
그나마 이번 논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써놓은 칼럼이 있길래 공유해봅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6020913717269?did=NA&dtype=&dtypecode=&prnewsid=
[삶과 문화] 게임 중독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 관람객들이 PC게임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얼마 전 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 질병 분류표(ICD) 최신 개정판에 ‘게임 중독’ 항목을 만장일치로 추가했다. 상당한 당위성이 ..
www.hankookilbo.com
남궁인이라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쓴 칼럼인데요.
WHO(세계보건기구)에서 gaming disorder(게임 이용 장애)를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ICD 국제 질병분류표)에 넣은 이유와 의료인으로서의 필요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은 이번 논란과 살짝 떨어져 있긴 한데요. 연관성이 없다고 보긴 힘들어서요.
요즘 읽고 있는 책,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 교수님이 세바시에서 강연한 내용입니다.
학부모들이 게임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도 규제하고 있는데요.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서 공유해봅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좋은 정보가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끝으로 비 오는 판다리아의 운치를 감상해볼까요? 기승전 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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